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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취, 한양대 응급실, 구급차

mannerist 2008. 11. 19. 01:42
공장에서 열네시간을 보냈다. 돌아와서 긴 하루를 두시간의 악몽으로 닫았다. 욕설과 함께 안방 문이 닫혔고, 난생 처음 119 구급차를 타 봤다. 끊임없이 괜찮아. 괜찮아. 하나 둘 하나 둘. 천천히 숨을 쉬어. 같은 말을 수십번씩 반복했다. 응급실의 허술한 의자에 앉고 나서야 핸드폰 이외에 아무것도 가져오지 않았다는걸 알았다. 다행히 보이는대로 집어나온 점퍼 주머니에 카드가 한 장 있었다. 콜택시에서 카드결재가 되는 사실에 안도감을 느낄 일도 살다보면 있다.

매너놈이 지닌 힘과 권력에 대한 혐오, 가끔 과도하다싶을 정도의 여성성의 근원을 오늘에야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