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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1.12 체르니 30, 13번 - 레슨
aspiring pianist2009. 1. 12. 23:34
일주일 내내 정부평가 보고서 쓴답시고 야근쳤더니 레슨/연습기도 못 썼다. 일주일간의 레슨/연습기를 오늘에 몰아 쓰다. 일주일동안 체르니 30-13 한 곡만 주구줄창 팠다. 체르니 30번의 첫번째 암초라는 세간의 평가가 틀리지 않음을 확인했으니. 

일단 선생님 지시사항부터 순서대로 

1. 6/8박자다. 보통 2박자, 4박자 단위와는 리듬 체계가 다르다. 6/8박자 강약약 중간약약의 박자감각을 살려야 리듬이 제대로 나온다. 이게 잘 안먹히면 일단 오른손을 붓점으로 연습한다. 
>>몽생종이 쓰고 이세욱 선생이 번역한 리흐테르의 음악수첩을 읽으면 그런 이야기가 나온다. 이보 포고렐리치가 연주한 프로코피예프에 대해 곡의 이해 자체가 잘못되었다고 맹렬히 비난하는. 그때는 그런가보다 했는데 오늘에야 이게 무슨 뜻인지 알 것 같다. 2박자, 4박자 리듬에 익숙해진 매너놈이 처음에 가장 적응 못했던 게 3박자 단위로 리듬을 지켜주는 법이었다. 강약약 중간약약을 연습하고, 오른손을 붓점으로 연습하다보니 2박자 단위로 치던 멜로디와 확연히 다른 선율이 살아난다. 3박자 곡을 2박자처럼 끊어치니 선율이 안 나오는 거였다. 곡의 대한 이해가 어떤 건지 몸으로 배웠다. 

2,. 오른손 1번이 F를 계속 짚는다. 이건 최대한 소리를 죽여야 주선율이 살아난다. 
>>1번에서 붓점으로 연습하며 몸으로 배웠다. 붓점을 지키다 보면 아주 자연스럽게 1번으로 짚는 F의 세기를 죽일 수밖에 없다. 짧게 치니까. 이게 숙달되면 아주 자연스럽게 나머지 2-3-4-5번으로 번갈아 짚는 선율이 살아난다. 라 캄파넬라의 선율도 결국에는 이걸 좀 더 어렵게 한 것일게다. 

3. 7마디의 왼손 아르페지오 세기 그대로 갈 것. 별다른 악상기호 없다
>>괜히 혼자 흥분히자 말라는 말이다-_-;

4. 8마디의 왼손 스타카토 악센트 주지말고 디미누엔도로 가볍게 끊을 것
>>쉬어가는 음이라고 무조건 악센트 주는 게 아니다. 곡 전개상 스러지는듯 가볍게 쳐야 할 부분이다. 

5. 13 - 14마디의 오른손 첫 음 악센트 제대로 지킬 것. 특히 b플랫 짚을때 오른손을 깊숙히 뻗을 것. 
>>왼손도 b플랫 짚고 A내려갈 때 왼손 전체를 옮기는 느낌으로 움직여야 건반이 제대로 짚힌다. 

6. 16마디도 8마디와 마찬가지로 왼손 악센트 주지 말고 디미누엔도로 사라지듯 끊을 것

7. 16 ~ 17마디 건너갈 때 자연스럽게 박자 지켜 넘어갈 것

8. 17마디 오른손 A - C - G# - C - A - C 손가락 연습 빡세게 
>>짚을 때 1번을 끝까지 뻗는 느낌으로 짚어야 미스터치가 안 남

9. 30마디 왼손으로 C짚을때만 스타카토. 오른손 모두 레가토임. 왼손은 스타카토 짚고 확실히 띄기

10. 45 - 48마디, 마지막이고 악상기호도 f -> ff다. 오른손 코드 바뀔때마다 더 강하게 표현해 줘도 좋다. 전반적으로 p, pp 대단히 여리고 섬세한 곡이니 마지막에 터뜨려준다고 생각해라. 
>>가장 애먹은 부분이다. 오른손의 진행이 B플랫을 계속 짚어나가면서 오른손 코드를 한 음씩 내려감을 먼저 파악해야한다. 무한반복 연습으로 간신히 때우다. 

11. 44마디 >> 45마디 넘어갈 때 어차피 왼손에는 이음줄 없다. 손 완전히 떼서 옮긴다. 


이 곡만 일주일 내내 연습하고 레슨 네 번을 받아 마무리지었다. 꽤 애먹긴 했는데 능숙하니까 손목 돌리는게, 그리고 살짝살짝 짚어 고운 소리 만들어내는 것이 꽤 재미있다. 

그외 기타 매너놈 혼자 연습하다가 애먹은 부분

하나. 22 ~ 23마디 넘어가는 부분. 별로 어려운 진행도 아닌데 이상하게 왼손이 많이 헤맨다. 왼손 엄지가 G - b플랫을 한방에 찾아가는게 관건이다. 무한반복 연습으로 해결하다. 

둘. 44마디에서 왼손 2-3-2로 b플랫 - A - b플랫을 짚어야 하는데 이걸 자꾸 3-4-3으로 짚거나 A-G-A로 짚으니 다음 진행이 계속 꼬인다. 43마디와 이어서 무한반복으로 해결. 

체르니 번호 하나에 이렇게 헤멘 적도 없었다. 그래도 일단 마무리지으니 손목 스냅을 주어가며 오른손 찍는 게 즐겁다. 치면 칠 수록 여리게 짚을 때 나오는 소리가 황홀해진다. 무한반복연습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Posted by manner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