打字錄2014. 6. 27. 00:54

학기 마무리중이다. 지금까지 오늘 하루동안 3만자를 썼다. 1만자를 한국어로 쓰고, 그걸 다시 영어로 옮겼다. 이걸 마치고 교수님께 제출한 시간이 오후 두 시. 내일 연구실 엠티에 필요한 물품을 사러 중앙시장에 잠시 들렸다가 마눌과 함께 먹을 햄버거를 사서 돌아온 게 오후 세시 반. 일주일의 제한시간에 살인적인 분량의 자료를 읽고 요약, 비평하는 take-home exam 자료 중 마지막으로 남은 서른 장 짜리 논문을 다 읽고 요약한 것이 일곱시. 저녁으로 마라양념 야채오댕볶음과 오뎅탕을 새로 지은 밥과 같이 다 먹은 건 여덟시. 이런저런 뒷처리를 하고 다시 책상 앞에 앉은 것이 아홉시. 그때부터 주리장창 답안 달고 있다. 30장 이상의 분량에서 현재 11장 채운 상태. 이 속도로 잘 나가면 아마 한국-벨기에 축구 전에 끝날 수 있을 듯도 하다. 코스웍 마지막 학기, 참으로 지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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打字錄2014. 6. 24. 12:11

주말에 별로 좋지 않은 자세로 읽고 쓰다 칼잠을 자서 그런가. 일요일 밤부터 왼쪽 어깨가 고장이 났다. 징조는 왼쪽 팔꿈치였다. 이상하게 근육이 잘 안 펴지더니 잘 때 즈음 해서 왼팔을 제대로 돌릴 수 없었다. 징조가 이상했다. 내일이 최악이겠군. 결국 월요일 새벽부터 통증에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고 한두 시간 쪽잠을 자다 일어났다. 일어난 김에 학교에 일찍 갔다. 책상 앞에 앉아있기 어려울 정도로 어깨가 아팠다. 별 수 없이 휴게실에 가서 왼팔을 좀 편 상태로 누워있다가 일어나니 그럭저럭 살 만했다. 


이번학기 마지막 수업을 듣고 나서 회식을 하고 집에 돌아오는데 이번엔 두통이 엄습해온다. 돌아오는 지하철 안에서 에어컨 바람을 얼굴에 맞을 때 마다 어릿속에 징소리가 울려퍼진다. 자고 일어나면 좀 낫겠지. 예정대로 다섯시 반에 일어나긴 했는데 뒷골이 좀 땡겨서 더 잤다. 결국 여덟시 반에 일어나서도 두통이 완전히 가시지 않는다. 두통은 학교에 와서 인스턴트 커피를 쏟아 부은 다음에야 멈췄다. 


목요일 까지 읽고 써야 할 일이 산같은데 몸이 고장나니 뭘 할 수가 없다. 건강이 제일. 나처럼 평소에 별다른 질병에 시달리지 않는 사람이라면 더욱 그렇다. 약간의 고통에도, 몸 어느 한 구석이 고장난 게 너무 낮설게 느껴지다보니 일상이 뿌리채 뒤흔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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打字錄2014. 6. 21. 13:51

(전략)


단호하게 말합니다. 대학원에 적을 두고, 평생 공부하겠다고 마음먹은 사람들 중에서, 누구 더 바쁘고 누구 덜 바쁜 사람 없어요. 다만 마음가짐의 차이가 있을 뿐이에요. "이거 내가 안 하면 누군가 피 본다." 일의 총량과 데드라인이 정해진 이상, "내"가 손 놓으면 그만큼 "누군가"가 더 해야 합니다. 그럼 그 "누군가"는 결국 더 공부할 시간, 더 쉴 시간을 잃게 되요. 안타깝게도 거의 모든 일이 이렇게 굴러갑니다. 지나보면 알아주지않는 개고생을 누군가는 하게 되더군요. 이건 피할 수 없어요. 하지만 정도의 차이는 분명히 있습니다. 특정인에 대한 쏠림은 있을 수 있어도, 일에 참여하는 사람 모두가 제시간에 퀄리티 맞춰서 해 주면, 이러한 쏠림을 최소화할 순 있어요. 물론 쉽지 않습니다. 일 분배를 가능한한 공평하게 해야 하고, 일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정해진 퀄리티를 최대한, 또는 그 이상으로 맞추도록 노력해야 할 거에요. 그렇다면 이런 쏠림을 최소화하면서, 예정대로 일을 끝낼 가능성이 더 높아집니다. 


연구실 동료들에게 쓴 이메일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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