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piring pianist2008. 12. 23. 21:26
내일 레슨에서 무난히, 한번에 오케이 받는 걸 목표로 삼아 하루 종일 연습했다. 연습횟수 체크는 하지 않고 매끄럽게 넘어가지 않는 부분을 펜으로 표시만 했다. 첫 주제 나오는 데는 그리 어렵지 않다. 문제는 두번째 주제 바뀌고 연속해서 나오는 트릴이다. 32분음표는 여적 매너놈에겐 버겹다. 하농 복습을 더 열심히 해야 하는 이유가 다른 데 있을까. 

난코스는 42 ~ 45마디. 오른손이 연속으로 아르페지오로 화음을 짚고 왼손도 한 옥타브를 스타카토로 짚는다. 특히나 매끄럽게 연결되지 않는 부분은 44 >> 45마디 넘어갈 때 손가락 바꿔 아르페지오 시작음 A를 짚는 부분이다. 오른손 전체를 끄는 듯한 느낌으로 계속 연습했는데, 쉽지가 않다. 

재미있던 부분은 두번째 주제. 27마디의 피아니시모를 돌체로 연주하는 부분. 손에 힘을 빼고 어린아이 머리 쓰다듬는듯한 기분으로 건반을 '흟고'지나간다. 힘을 주어 짚을 때 보다 훨씬 고운 소리가 난다. 한때 매너놈 핸드폰과 메신져에 '피아노는 남자의 악기'라 적어놓고 다닌 시절도 있지만 오늘만은 예외다. 고음부를 여리고 빠르게 흟고 지나갈 때 나는 소리는 참 매혹적이다. 피아노포르테라는 악기. 왜 줄여서 남은 말이 포르테가 아니고 피아노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본다. 그리고 히라노 게이치로가 쇼팽의 입을 빌어 말한 피아노 연주에 대해서도. 피아노, 피아니시모를 제대로 표현할 수 있다면 포르테는 강력한 힘 없이도 충분히 표현할 수 있다는 요지의. 

내일 아침 일어나 디지털피아노로 몇 번 더 짚어보고, 레슨 받기 전 30분동안 더 연습해야겠다. 



크리스마스 이브다. 선생님께 드릴 선물로 피테르 비스펠베이와 오르페우스 사중주단의 슈베르트 현악오중주 CD를 골랐다. 전에 슬쩍 떠 본 말, 통설대로 피아노 전공자들은 피아노 CD를 거의 듣지 않는다는 말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그래서 역부러 피아노 없는 실내악을 고르다 정착한 게 저녀석이다. 요즘 필 받아 있는 곡이기도 하고. 

Posted by manner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