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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1.15 하농 39번, A-flat Major/F Minor scale
  2. 2008.10.05 내공
aspiring pianist2009. 1. 15. 23:59
일단 지난 수요일 레슨 : 체르니 30 - 13, 선생님 "연습 많이 하셨네요. 더 이상 말씀드릴데가 없어요." ^_^o-

다음 14번 연습을 안했기에 하농으로 건너 뛰다. 얼마만에 스케일 레슨 받는건지 ㅜㅜ

손을 좀 풀어두긴 했는데 드문드문 끊어졌다. 그런거야 뭐 웃으며 넘어가긴 했지만 결국 IV, V, VII, I 넘어가는 마지막 화음짚기에서 조금 버벅대자 바로 이어지는 선생님 말씀 : 스케일의 으뜸음(그러니깐, 여기서는 A-flat)을 기준으로 잡고 건너뛰면 된다. 쉽게 말해, 오른손 2번으로 잡은 A-flat을 기준으로 잡고 네 옥타브 건너뛴 A-flat을 오른손 5번으로 짚으면 된다. 

아니 근데 이 중요한 기준잡는 법을 왜 이제 가르쳐 주시냐고요 ㅜㅜ 그런 방식으로 으뜸음 잡으니 한결 쉽다. 이게 어디냐. 일단 이번달 안으로 스케일 자체마감을 목표로 건반 짚어나가야겠다. 

수요일 저녁, 체르니 30-13을 조금 더 복습하다가 30-14로 넘어갔다. 처음 여덟마디 익숙해질때까지 반복했다. 
돌아와 야근을 마저 치다. 야근치는날엔 연습기 쓰기가 쉽지 않다. 


Posted by mannerist
打字錄2008. 10. 5. 21:19
요즘 피아노 앞에 앉아 모차르트의 K. 265를 치면 떠오르는 장면이 있다. 저질체력의 젊은이가 비전을 하나 얻어 그 책에 나온 도해와 방법대로 죽어라 연습한다. 그렇게 죽어라 하다보니 그 책의 모든 무공을 그림대로 따라할 수 있게 되었다. 그 비전에는 여기 소개된 무술대로 칼을 내리치면 바위는 물론 쇳덩이도 두부처럼 자를 수 있고,  못 물리치는 적이 없다고 했다. 의기양양한 이 막장체력의 젊은이, 집구석 가보로 내려오던 보검을 움켜쥐고 그 도해대로 힘차게 집구석 앞 마당의 바위에 초식대로 내리치나 쩡. 하는 소리 뿐, 바위에 흠집 하나 나지 않는다. 대체 왜그럴까? 답은 아마도 이 젊은이의 '저질체력'에 있을 것이다. 운공이고 뭐고간에, 제대로 칼을 쥐고 내리칠 기본 체력이 없는데 거기에 잔재주 더해 봐야 뭐할 것인가.

레슨 시작한 지 세 달이 넘었다. 이제 K. 265의 모든 변주는 언제 어떻게 손을 뻗어 짚는지 머리속에 다 들어있다. 손가락도 얼추 따라간다. 문제는 이를 정확히 수행해 낼 '기본'이 내 몸에 배여있지 않다는 것이다. 비근한 예로, 변주 2번 마지막 부분에서 1 ~ 3도를 차례로 왔다갔다하며 왼손이 한 음계를 짚어내는 부분, 손은 얼추 따라가지만 막힘없이 정확하게 짚어내지는 못한다. 바로 이게 문제다.

그렇다고 이 부분을 죽어라 반복연습하면 해결될 문제냐. 아주 시간이 많다면 그럴지도 모른다. 그러나, 가장 효율적이고 빠르게 해결하는 방법은 다른 데 있다. 음계 하나를 무리없이 짚을 수 있을 정도의 왼손 손놀림을 먼저 연습하고, 그 다음에 이 곡을 연습하는게 거다. 가장 효율적으로 그러한 손놀림을 몸에 배게 하는 건, 매너놈이 아는 한 극악의 하농 노가다 뿐이다. ㅜㅜ

그런 전차로, 오늘은 하루 종일 하농의 스케일만 짚었다. 손이 제대로 풀린다고 할까. 두어 시간을 죽어라 하농 짚다가 K. 265나 다른 곡을 짚어 보면 확연히 손이 잘 돌아간다. 반세기동안 꾸준히 피아노 연습 교재로 팔리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거다.

작은 계획을 하나 잡았다. 10월 안의 목표로. 하루에 무조건 하농 스케일 한 조씩 떼는 걸로.  이걸 마치고 나면 한 단계 더 올라 있을지도 모르니까. 그냥 하는 거다.


Posted by manner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