打字錄2014. 7. 25. 15:54

재능보다 태도가 중요하다. 반짝반짝 하는 아이디어 내놓아서 빛나 보이는 건 정말 잠깐이다. 그 반짝거리는 아이디어를 가다듬어 누구나 알아볼 수 있게 시간과 노력을 일을 들이는 일이 진짜다. 진짜 재능은 바로 전자가 아니라 '시간과 노력을 들일 수 있는 끈기와 자기통제능력'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보통 사람들은 전자에 현혹된다. 


보스도 이 함정에 빠진 게 아닌가 고개를 갸웃거릴 때가 있다. 나는 죽었다 깨어나도 K의 깊이를 가질 수 없다. 뭔 짓을 하더라도 L처럼 반짝반짝한 질문을 던질 수 없다.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건, 회사때나 지금이나 걸레 빨아 행주 만드는 일이 전부다. 이런 노가다성 적합도를 떠올릴 때마다 난 양가적 감정에 빠져 허우적댄다. 내가 가지지 못한 재능을 가진 이들에 대한 열등감, 그리고 잡일이 되든 뭐가 되었든 대다수가 만족은 못해도 인정은 할 정도의 수준까지는 끝까지 매끄럽게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우월감. 그런 열등감 머신이다 나는. 


L은 후자를 그다지 파지 않는다. 아마 그게 큰 걸림돌이 될 거라 생각해왔다. 녀석은 그걸 넘을 수 있을까. 

Posted by manner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