學人2014. 11. 26. 22:37

이제는 식상해질정도로 유명해진, 영화 "아저씨"의 명대사. "너희는 내일만 보고 살지? 난 오늘만 산다. 내일만 보고 사는 놈은 오늘만 사는 놈에게 죽는다. 그게 얼마나 X같은 건지 보여주지." 대강 이런 말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액션영화의 대사로만 기억되기에는 아까운 말이다. 내일만 보고 사는 사람들이 빠지는 함정, 무섭게 많다. 내일의 희망만, 좋은 것만 바라보고 오늘 "해야" 할 일을 미루는 사람들에게, 그 일들은 어쩔 수 없이 "오늘만"사는 사람들에게 돌아오게 마련이다. 그들로 인해, "오늘"을 사는 사람들의 어깨에는 더 무거운 짐이 놓인다. 그게 달가울 리 없다. 육두문자 한 번 뱉어내고 꾸역꾸역 하는 수 밖에 없는 거다. 


물론 그런 일들이 "짐"만 되는 것은 아니다. 플러스가 되는 일도 많고, 그렇기에 내일을 보고 사는 사람들에게 그 혜택이 돌아가지 않아, "오늘"만 사는 사람들에게 더 얹어질 때도 있다. 문제는 그걸 다 더해보면, "짐"이 압도적으로 많은 경우가 다수라는 거다. 그 "내일만"바라보는 자들은 항상 말한다. 더 중요한 게 있다. 바쁘다. 가고싶은데 못 가는 게 너무 아쉬운 우리가 피해자다. 그럴 수도 있다. 그러나 그들은 "오늘"을 사는 이들에게 결과적으로 지워지는 짐에 대해, 무지하거나 또는 무시한다. 그런 본성 또는 본능을 가졌기에 그들이 "내일"만 바라보고 살 수 있는지도 모른다. 


길게 봐서, 이러한 차이가, 둘 중 누가 잘 되고 못 되고와 귀결될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그건 노력과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온전히 운과 확률의 문제에 더 가깝다. 이걸 불공정하다고, 불공평하다고, 분통을 터뜨리는 것은 아니다. 세상이 그리 생겨먹은걸 어떻게 탓하나.  다만 누군가는 양자의 "과정"에 대해 기억해 줄 것이라고, 대. 책. 없. 이. 믿는 수 밖에 없다. 지금까지 내가 이야기한 거, 왠만한 건 예외없다. 이상하게 이동네에서 관대한, 양다리 걸쳐놓은 "유학준비"에 대해서도 말이다. 

Posted by manner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