學人2014. 9. 26. 11:00

결국 보스와 나만 남았다. 차라리 속 편하고 잘 됐다는 생각이다. 진작 이랬어야 했다.어찌 되었든 내 이름 찍혀서 나가게 될 첫 번째 책이다. 삑사리 없이 다시 한 사이클 돌아보자. 

Posted by mannerist
學人2014. 9. 23. 21:33

결국에는 사영이론을 들여다보고있다. 박사 첫 학기 마치고 보스가 "이 책 봐. 이게 제일 좋아"라 했던 최병선 교수님의 회귀분석 상/하권이다. 회귀분석의 거의 모든것을 망라하고 있는 책이라는 점에서, 정말 이런 책 없다. 그러나 서두에서 밝혔듯, 선형대수와 수리통계학에 대한 지식이 전무한 상태에서는 절대 봐선 안 될 책이기도 하다. 그 두 가지 중 어느것도 코스웍을 통해 제대로 배운 적은 없다. 박사 3년차쯤 되서 논문 몇 편과 프로젝트 몇 개를 하는 과정에서 몸으로 때워 알게 된 지식들을 어설프게나마 주워들어, 이제야 이 책을 제대로 볼 수 있는 정도가 된 듯 하다. 일과시간중에 그나마 집중해서 볼 수 있는 것이 계량 공부와 프로그래밍이니 결국 이 책으로 다시 돌아오는구나. 


##월요일 아침에 자고 일어나니 왼쪽 발바닥 근육이 비병을 지른다. 발걸음을 내딛을 때 마다 누군가가 발바닥 근육을 앞뒤로 잡아당겨, 발바닥 가운데부터 찢어질 것 같았다. 간혹 일년에 한 두번 이럴 때가 있기에 당황하지 않았다. 이러다보면 풀리겠지 하면서 절뚝절뚝 걸었다. 점차 근육이 풀려, 점심때 보스와 솔밭식당 다녀올 정도까지 되었다. 그런데 젠장, 저녁먹고 잠시 소파에 눈 붙이고 일어났더니, 난리가 났다. 걸음을 내딛을 때 마다 발바닥이 쪼개지는 것 같았다. 열시쯤 집구석 돌아갈 때, 평소 걷는 속도의 1/3정도나 간신히 냈을까. 서늘한 날씨에도 땀을 비 오듯 쏟으며 간신히 집에 와서 쓰러졌다. 새벽에는 통증이 극에 달했다. 발바닥 통증으로 인해 자다깨다를 반복했다. 오늘 아침도 마찬가지였다. 절뚝거리며 간신히 학교에 도착해서, 밥먹으러 갈 엄두도 내지 못하며 발바닥만 문질러댔다. 대강 진정된 게 점심 좀 지나고였고, 지금 이 시간은 언제 그랬냐는듯 멀쩡하다. 다만 왼쪽 종아리가 미친듯이 땡긴다. 발바닥이 아파 제대로 발목을 쓰지 못하고 절뚝거리며 돌아다니다보니, 종아리에 무리가 간 모양이다. 한 군데가 모자라 제대로 쓰지 못하면 다른 데에도 충격과 데미지가 가는 거다. 몸이 이럴진대 정신은 오죽하랴. 

Posted by mannerist
打字錄2014. 9. 17. 13:13

그러고보니 그 이야기를 빼먹었군. 도무지 보스를 이해할 수 없는 일이 하나 있었는데 그저께 일로 생각이 좀 달라졌다. 딱 봐도 "학위"가 목적인 학생을, 그것도 무리까지 하면서 받은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아무렇지도 않게 "저희 쪽은 딱 3년에 학위 마치고 나가요"란 주옥같은(발음주의) 워딩을 치지 않나, 논문의 이론적 배경을 아무렇지도 않게 별 거 아닌걸로 치부하질 않나, 보스와 이야기 주고받는 걸 보면, 대강 해치우고 빨리 나가겠다는게 눈에 보일 때마다 속쓰렸는데(제안심사때 연구실 애들 굴려먹은것은 논외로 치자), 졸업논문의 퀄리티에 대해서는 조금도 양보를 하지 않은 모양이다. 그 여파를 조금 뒤집어쓰긴 했는데 그건 뭐 보스와 함께 논문쓰는 입장에서는 당연한거고. 좌우간 앞으로 어떻게 될 진 모르겠으나 - 보스를 지도교수로 모시기 위해 학칙까지 바꿨다고 자랑스럽게 말하는 캐릭터 - 일단은 안심. 

Posted by manner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