打字錄2015. 7. 1. 17:47

삼월 초에 내가 끄적거린 이야기를 다시 본다. 그시절에 내가 얼마나 희망에 마음이 부풀어 있었는가를 읽었다. 올해의 절반이 지나간 지금 보니, 쓴웃음만 나온다. 지난 반년동안 여기에 차마 적을 수 없는 아사리판을 뚫고 나왔다는 것만 기록해 둔다. 이건 뭐, 예전 직장에서 희대의 병신이었던 마지막 이사장과 정치인 낙하산 출신 팀장과 일하던 것과 비견할 만 했다. 이건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건 내가 '일'을 그만두지 않는 한, 끝날 수 없다. 하지만 난 공부해야 하는 만큼 돈도 벌어야 한다. 


서베이 방법론 논문... 처음에 시작할 땐 간단한 Data Driven 으로 생각했건만 이론적 틀을 짜면 짤 수록 미궁에 빠진다. 인지심리학 베이스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응답시간이 왜 응답오차와 관련이 있고, 이를 통제해야하는가를 타당하게 정당화하기가 너무 어렵다. 응답시간이 개인의 특성에 한정되는 문제가 아니라, 주변 환경이나 설문 여건에 따라 satisficing 을 작동시키는가를 볼 수 있는 index가 된다는 관점은 두 가지 문제가 있다. 첫번째. 그럼 응답시간이 긴 것은, system2를 작동시킨다는 이야기가 될 텐데, 그렇다면 응답시간 긴 건 문제가 없나? 인지과학적으로 별 문제가 없는 행태인가? 아니면 지나치게 응답시간이 길어진 것은 응답하다 딴짓을 한 거니까 중간에 흐름이 끊겨(이걸 이론적으로 정당화하기도 너무너무 힘들겠지만) 문제가 될 소지가 있는 건가? 두번째, 응답시간만 가지고 satisficing이라고 봐도 되는 건가? 예상가는한 반론들이 내가 봐도 너무너무 많다. 이런 저런 예상가는한 반론과 논리적 점프, 함정을 피해 가려고 하니 한 줄을 쓰기도 힘들다. 어쨌든 뚫어내야 한다. 


박사논문. K교수님이 정말 어려운 길을 간다고 했다. 쓰기도 어렵고 바이하기도 어려운 이야기라고 하셨다. 아예 딱 잘라서 쓰지 말라고 하는 것 보단 낫다. 그랬다면 그렇게 말씀하셨을 분이니까. 문제는 이바닥에서 만렙 찍은 보스를 내가 어떻게 설득시킬 수 있는가다. 그런데 일과 방법론 논문에 치이고, 집구석 비지니스에 시달리다 보면, 부담감은 부담감대로 느끼고 시간은 쪼갤 수가 없다. 


이판국에 설탕액정 손전화는 또 나가고... 안팔리는 스맛폰은 다 이유가 있다.야매수리 액정값 11만원을 또 물을 수 없어 수리는 포기. 다만, 서베이 논문 털어내고 운동해서 90kg이하로 몸무게 다시 떨어뜨리면 그때 지르는 걸로 욕망을 누른다. 버티는 게 남는거다. 기승전버팀. 



Posted by mannerist
學人2015. 3. 23. 02:05

결국 내 출발점으로 돌아왔다. 나는 박사논문 이야기를 하고 있다. 다시 공공기관 정부경영평가다. 여러 생각이 오고간다. 오직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을, 우연하게 찾았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난 행운아다. 평가전문가라는 사람들의 정체성, 평가로 생성되는 지식의 활용, 텍스트 네트워크의 분석방법, 아직 넘을 산이 많다. 가장 힘든 건 아무래도 보스의 설득이 되겠지. 하여튼 이만큼 좁힌 게 어디냐. 할 게 산더미같이 많다. 다만 방향을 잡았으니까. 그게 어디냐. 

Posted by mannerist
打字錄2015. 1. 28. 02:02

폭탄도 이정도 터지면 반칙이지. 한겨울에 빤쓰만 입은 채 지뢰밭 한가운데 떨어진 판국이다. 교재 교정, 연구용역1, 연구용역2, 과정 업무, 부가적으로 떨어진 S선배 일, 연구실 세미나, 내 공부, 여기다가 진짜 대박이 하나 터졌다. 아무래도 다른 놈이 터뜨린 폭탄을 내가 안은 것 같은데 이를 어쩐다. 어떻게든지 수습해야지. 어디 가나 이 팔자는 안 변한다. 걸레 빨아 행주 만들기. 아마 평생 이럴 거 같다. 

Posted by mannerist